실수로 다른사람 계좌 송금 ...예금보험공사가 회수해 준다

URL복사

#. 직장인 A씨는 최근 지인에게 모바일 뱅킹으로 300만원을 보내려다 엉뚱한 사람에게 송금했다. A씨는 "계좌주 이름이 달랐지만 모바일 송금이 워낙 간편하다 보니 귀신에 홀린 듯 송금 버튼을 누르고 말았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A씨는 은행에 착오송금 사실을 알렸지만 은행은 "받은 사람이 반환을 거부했다"며 "돌려받을 방법은 소송밖에 없다"고 했다.

실수로 다른 계좌에 돈을 보냈거나 송금할 금액을 잘못 입력했을 때 쉽게 돌려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고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착오송금은 단순한 개인의 실수가 아닌 금융거래시스템 발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으로, 모든 국민이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착오송금은 시중은행의 모바일 뱅킹이나 핀테크 등으로 송금방식이 간편해지면서 증가하는 추세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착오송금 신고건수는 15만8138건(3103억원)으로 전년 13만3951건(2965억원) 대비 2만4187건(138억원) 증가했다.

 

특히 착오송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며 급증하고 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착오송금건수는 7만5083건으로 1567억원에 달한다. 액수로는 전년에 비해 23.5% 늘었다.

 

◆예보가 착오송금액 회수

개정안은 착오송금 반환지원 업무가 예보의 업무범위에 추가되는 것이 골자다.

 

지금까지 착오송금이 발생하면 송금자는 송금은행 콜센터에 전화해 반환청구를 요청했다. 송금은행이 금융결제원을 통해 수취은행에 착오송금 반환업무 처리를 의뢰하면, 수취은행이 수취인에게 연락해 자금을 반환해 달라고 요청하는 구조다. 문제는 수취인이 자금 반환을 거부하면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것. 이 경우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이 걸리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수취인이 자금 반환을 거부할 경우 예보가 개입한다. 은행이 반환지원을 신청하면 예보는 채권을 매입하고 수취인을 상대로 법적 절차를 진행한다. 회수된 착오송금액은 소송 등 법적 절차 비용을 제하고 착오 송금인에게 돌려준다.

 

예보 관계자는 "대다수는 법적 절차를 진행하기 전 독촉을 통해 자진 반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자진반환을 하면 시간 비용 등이 감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이를 위해 착오송금 수취인의 반환불가사유나 연락처 등을 자금이체 금융회사나 중앙행정기관, 통신사 등으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게 했다.

 

◆착오송금 반환지원 시스템 구축

 

예보는 착오송금 반환 지원 및 접수 현황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예상사업비는 2억원으로 구축까지는 2.5개월 가량 소요된다.

 

예보 관계자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시점에 맞춰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다소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사업자 입찰 등 절차를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환 지원 업무를 위해 착오송금반환 지원계정도 별도로 신설한다. 지원계정에는 정부·한국은행·시중은행 등으로부터 차입금과 매입한 부당이득반환채권 회수금액 등이 담기고, 매입·회수에 소요되는 부대비용으로 활용된다.

 

이로 인해 필요한 인원은 20~30명 정도로 추정된다. 예보 관계자는 "우선 내부 충원을 통해 업무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 국회본회의를 거쳐야 법적 효력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