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용대출 금리 높이고 한도축소...서민 제2금융권 몰리나

URL복사

풍선효과로 제2금융권 대출 몰리나

지속적으로 하락했던 신용대출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생활자금과 주식·부동산 등 투자용 자금 수요가 더해지며 가계대출이 늘어난 데 따른 조치다. 은행들은 추석 연휴 이후부터 한도를 낮추고, 우대금리를 축소해 신용대출 수요를 줄일 방침이다.

 

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3~4등급과 7~8등급인 중·저 신용등급의 적용금리가 올랐다.

 

◆은행, 신용대출 금리 높이고 한도 축소

 

KB국민은행을 보면 3~4등급의 대출금리가 지난 5월 3.74%에서 6월과 7월 각각 3.56%, 3.28%로 떨어지다 9월 3.31%로 올랐다. 7~8등급은 5월 9.37%의 대출금리에서 8월 8.80%까지 감소하다 9월 9.40%를 기록해 5월보다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의 3~4등급 대출금리도 지난 5월 2.77% 대출금리가 지난 8월 2.22%까지 낮아지다 지난달 2.29%로 반등했다. 7~8등급의 대출금리는 5월 4.67%에서 지난 6월 4.19%로 떨어지다 9월 4.43%로 올랐다.

 

하나은행도 3~4등급 대출금리가 8월 2.80%에서 9월 2.81%로 올랐고, 7~8등급도 8월 7.47%에서 7.51%로 0.04%포인트 올랐다. NH농협은행의 3~4등급과 7~8등급의 대출금리도 각각 2.95%, 5.48%에서 0.01%포인트 오른 2.96%, 5.49%로 집계됐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금융당국이 은행에 신용대출 속도 조절을 요구하면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은행은 기본금리(시장금리)에 가산금리(영업비용 반영)와 가감조정금리(우대금리)를 적용해 최종 대출금리를 결정한다. 은행들이 가감조정금리 폭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일부 신용대출에 한해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법으로 실질 대출금리를 0.10~0.5%포인트 올렸다. 우리은행도 '우리주거래 직장인대출' 금리우대 조건 일부를 삭제하고, 최대 우대금리를 1.0%에서 0.6%로 낮췄다.

 

여기에 은행들은 고신용 등급에 한해 한도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신용등급의 거액 신용대출의 경우 생활자금으로 쓰일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핀셋형으로 한도를 낮춰 신용대출 증가폭을 낮추겠다는 설명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말부터 의료인, 법조인 등 전문직 대상 신용대출 한도를 현행 최대 4억원에서 2억원으로 낮췄다. 일반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한도는 최고 3억원에서 2억원으로, 비대면 신용대출 한도는 3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조정했다.

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에서 제공하던 지점장 우대금리를 제한하고, 비대면으로 신청할 때 주던 우대금리를 일부 줄이고 있다"며 "추석 연휴 직후 대다수 은행들이 신용대출 상품 금리를 높이고 한도는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풍선효과로 제2금융권 대출 몰리나

 

다만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중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저소득 중신용자들이 제2금융권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금리 대출은 소득이나 신용등급이 부족해 고금리의 대출을 이용해야 하는 중·저신용자(4~10등급)를 대상으로 4~10%대 대출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을 말한다.

 

실제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중 중금리 대출 비중은 9월 기준(8월 취급된 대출 기준) 평균 7.56%로 집계됐다. 지난 5월(13.78%)과 비교해 절반수준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5월 중금리 대출비중이 19%를 차지하다 9월 10.8%로 8.2%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11.6%에서 6.8%로, 하나은행은 14.3%에서 7.9%로, 우리은행은 12.4%에서 6.4%로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정책금융상품이 공급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보아 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차주들이 저축은행, 카드사 등 제2금융권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대출잔액은 70조6117억원이다. 저축은행 대출잔액이 가장 많았던 지난 2010년 5월 65조7541억원과 비교해 4조8576억원 증가했다. 특히 이들의 대출잔액은 코로나19로 인해 급증했다. 올해 1~8월 사이 대출잔액은 5조 482억원 증가해 전년 (2조2436억원) 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