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가계대출 '사상 최대' 증가…빚내 집사고, 공모주 청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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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계대출 11조7000억원 폭증
제2금융까지 전 금융권 가계대출 14조원 ↑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폭이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패닉바잉(공황구매)'에 주택 매매 자금은 물론 공모주 청약을 위한 '빚투(빚내서 투자)', 급등한 전세자금을 마련하려는 수요까지 몰린 탓이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중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11조7000억원이 늘었다. 7월 7조6000억원에서 증가폭이 크게 확대되며 월중 증가액 기준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가장 크게 늘었다. 이전 최대치인 올해 3월 9조6000억원보다도 2조원이 넘게 많다.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는 6조1000억원으로 전월 4조원에서 2조1000억원이 늘었다. 이 가운데 전세자금대출 증가액이 3조4000억원이다.

 

한은 윤옥자 시장총괄팀 과장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지난 6월부터 늘면서 시차를 두고 주담대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세자금대출 역시 거래가 늘어난 것은 물론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오르면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증가규모 역시 지난달 5조7000억원으로 전월 3조7000억원에서 큰 폭으로 늘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 증가폭이며, 이전 최대치는 2018년 10월 4조2000억원이다.

 

윤 과장은 "아파트 분양 계약금과 최근 오른 전셋값 등 주택 관련 자금 수요, 공모주 청약 증거금 납입과 상장주식 매수 등을 위한 주식투자 자금 수요도 있었다"며 "재난지원금 효과가 소멸되면서 생활자금 수요도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향후 신용대출 증가 추이를 전망하기는 쉽지 않지만 9월에는 명절 상여금 유입으로 신용대출이 축소되는 경향이 있어 8월보다는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제2금융권까지 포함하면 증가폭은 더 커진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달 14조원 늘었다. 전월 증가폭 6조5000억원의 두 배가 넘게 급증했다. 은행권은 증가폭이 확대됐고, 제2금융권은 7월 감소세에서 8월 증가세로 전환했다.

 

제2금융권은 카드대출과 계약대출(보험)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2조2000억원 증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당국은 최근의 가계대출 증가 추세가 일시적 현상인지, 아니면 추세적 흐름인지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며 "현재의 주택대출규제 우회 수단으로 신용대출 등이 악용되는 사례가 없는지 등 가계대출 전반에 대해 분석중"이라고 밝혔다.

 

기업대출은 증가세가 꺾였다. 지난달 은행권 기업대출(원화)은 5조9000억원이 늘어 전월 8조4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축소됐다.

 

대기업대출은 기업들의 운전자금 및 유동성 확보 수요 둔화 등으로 1000억원 감소세로 전환했다.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6조1000억원 증가해 전월 6조4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중소법인·개인사업자의 대출수요와 정책금융기관 등의 금융지원이 맞물리면서 증가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