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가입자는 느는데 수익률↓...노후 불안 확산

 지난 2005년 퇴직연금이 도입된 이래 지난해 가입자가 처음으로 6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한편 가입자의 체감 수수료율은 높아지고 있어 퇴직연금 정책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의 자금고갈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결국 국민연금은 더 내고 덜 받는 시대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노후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직장인의 경우 해마다 적립되는 퇴직연금 수익률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퇴직연금 가입자는 느는데 수익률은 하락


 지난달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기준 퇴직연금통계'에 따르면 2018년 퇴직연금 전체 가입 근로자는 610만4704명으로 지난해 579만6986명에 비해 5.31% 증가했다. 퇴직연금 적립금액은 2019년 말 기준 2018년(167조1000억원)보다 13.0% 늘어난 188조8000억원 수준이다.

 

 구성비율은 DB형(확정급여형)이 50.0%로 가장 많았으나 1년 전보다 3.4%포인트 감소했다. DC형(확정기여형)은 3.1%포인트 증가한 47.0%였다.

 

 퇴직연금은 국민연금과 함께 직장인의 대표적인 노후 대비용 상품으로 꼽히고 있는 상품이지만 수익률이 저조해 여러 우려가 제기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으로 DC형 퇴직연금 사업자 42곳 중 31곳(73.8%)의 직전 1년 수익률이 2% 미만에 그쳤다. 3%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DC형 퇴직연금의 경우 27곳에 달하는 사업자가 1%대 수익률에 그쳤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신한금융투자(1.08%), 삼성증권(1.22%), NH투자증권(1.26%), 유안타증권(1.28%), 한국투자증권(1.29%), KB증권(1.32%), 현대차증권(1.46%), 하이투자증권(1.48%), NH농협은행(1.51%), 우리은행(1.59%), KDB산업은행(1.64%), 교보생명(1.65%), BNK부산은행(1.65%), IBK기업은행(1.67%), KEB하나은행(1.67%), 신한생명(1.68%), 광주은행(1.68%), BNK경남은행(1.7%), DGB대구은행(1.7%), KB국민은행(1.71%), KB손보(1.82%), 제주은행(1.82%), 신한은행(1.83%), 한화생명(1.87%), 삼성생명(1.92%), 삼성화재(1.95%), 롯데손보(1.96%) 등이 순을 이었다.

 

 특히 KDB생명은 수익률이 0.07%에 그쳤다. 또 한화투자증권(0.44%), 대신증권(0.75%), 신영증권(0.85%) 등도 수익률이 1%를 넘기지 못했다.


 DB형 퇴직연금의 수익률도 마찬가지로 부진하다. 지난해 2분기 말 기준 직전 1년간 DB형 퇴직연금 수익률이 2%를 넘은 사업자는 삼성증권(2.13%)과 롯데손보(2%) 두 곳에 불과했다.

 

 65세이상 노인인구가 20%를 초과하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퇴직연금이 직장인의 노후 보장 수단이 아닌 애물단지가 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근로자들이 생업에 쫓기는 탓에 퇴직연금 운용에 적극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을 틈타 퇴직연금 사업자는 수수료 취득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정부가 앞장서서 기금형 퇴직연금 등 새로운 정책을 적극 논의해 근로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퇴직연금 서비스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체감 수수료율은 증가


 한편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반면 가입 고객의 체감 수수료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퇴직연금 적립금의 연 수익률은 평균 1.88%에 그쳤으나 총비용부담률은 0.47%에 달했다.

 

 총비용부담률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연평균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퇴직연금에 가입한 고객들의 체감 수수료율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현재 국내 퇴직연금 시장은 퇴직연금사업자와 사용자 간의 계약을 기반으로 1년 만기 원리금보장상품 중심의 자산운용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상품의 운용수익률 또한 시장금리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과거 고금리 시절에는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양호해 전체 적립금에 정률방식으로 부과되는 수수료 부담이 소비자들에게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시장금리 수준이 낮아지면서 연평균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소비자의 퇴직연금 수수료 및 비용에 대한 상대적 민감도가 매우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문제는 퇴직연금의 가입자와 사업자 사이의 협상력이 대등하지 않다는 점이다. 
 

 퇴직연금 가입자 입장에서는 퇴직연금에 가입하지 않으면 퇴직일시금을 선택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 또 금융회사의 수수료 관련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부족해 가입자의 수수료 결정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경로가 제한적이다.

 

 반면 금융회사의 입장에서는 수수료의 구조 및 부과 금액등에 대해서 투명하게 가입자에게 알릴 유인이 부족한 실정이다.


 김병덕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다수의 퇴직연금 사업자가 존재하지만 퇴직연금 수수료 체계는 대동소이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며 "퇴직연금 수수료율에 대한 적절한 절대수준을 규정하는 한편 금융사들의 암묵적 담합에 의해 퇴직연금 시장이 구성되지는 않는지의 여부에 대한 감독정책 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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