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즉시연금 미지급…삼성생명 이어 한화생명도



1조원으로 추정되는 즉시연금 미지급 사태와 관련해 소비자들이 제기한 집단소송 재판이 연달아 열리면서 금융당국과 보험사 간 즉시연금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83단독(정금영 판사)은 17일 오전 금융소비자연맹이 한화·AIA생명을 상대로 제기한 즉시연금 공동소송의 첫 심리를 진행했다. 지난 12일 삼성생명에 대한 재판이 열린 후 즉시연금 관련 두 번째 재판이다.

즉시연금 상속만기형은 처음 가입할 때 보험료로 한 번에 내면 보험료 운용수익 일부를 매달 생활연금으로 지급하고 가입자가 사망하거나 만기가 되면 처음 납부한 보험료 원금을 전액 돌려주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보험료 1억원을 일시불로 내면 매달 이자를 연금 처럼 받다가 만기 때 1억원을 되돌려받는 구조다.

보험사들은 만기 시 전액을 돌려줄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보험금에서 사업비, 위험보장료 등을 떼고 책임준비금으로 적립해 왔다.

여기서 약관이 문제가 됐다. 금소연과 가입자들이 "매달 보험금을 지급할 때 만기 보험금 지급 재원을 공제한다"는 내용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으므로 그동안 공제한 보험금을 계약자에게 모두 돌려줘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금융감독원 산하 분쟁조정위원회는 한화생명에 대해 약관에 책임준비금을 차감한다는 표현 대신 '고려하여'란 단어를 썼다는 이유로 연금에서 책임준비금을 떼선 안 된다며 뗐던 돈을 모두 돌려주라고 결정했다.

한화생명은 분조위의 보험금 추가 지급 결정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약관이 삼성생명 사례보다 구체적이라 분조위 결정대로 사업비를 제하지 않고 보험금을 지급하는데 대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 측에 "한화생명은 그동안 즉시연금 지급된 내역과 대상 산정 기준 등을 정리해서 제출하라"고 말했다.

공시율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원고 측은 "공시율이 어떻게 계산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주장하자 판사는 "공시율이 어떻게 나온 것인지, 내부기준 등을 밝혀달라"고 밝혔다.

피고 측은 금감원 분조위의 결정이 있는데 사실조회를 할 필요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피고 측은 "금감원의 결정 자체가 이미 나와 있는데 그 외에 별도의 사실조회를 할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즉시연금과 관련해 여러 재판이 진행 중인데 보험사마다 상품, 약관이 조금씩 다르다. 보험사의 차이를 봐달라"고 강조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6월 12일 오전 10시 10분으로 결정됐다. 이날 한화생명 등은 즉시연금 지급 내역과 공시율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계획이다.
/김희주기자 hj89@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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