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딜레마' 보험사, 국채투자 늘리자 금리 내려
김희주 hj89@metroseoul.co.kr
2019년 04월 08일(월) 16:48
GDP 대비 보험회사 총자산 및 국채 보유비중 추이, 국채 중 보험회사의 보유 비중 추이. /보험연구원
보험회사의 국채매입이 국채금리에 미치는 영향. /보험연구원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보험회사들이 국고채 투자를 늘리면서 국채금리를 하락시키는 '금리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대한 연착륙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연구원은 7일 '보험사의 금리 딜레마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저금리가 보험사의 국채투자를 촉진하고 보험사의 국채투자 증가는 다시 금리를 하락시킨다"며 "이런 현상이 보험사의 자본관리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2008년 12월 4.87%에서 올해 3월 1.95%까지 하락했다. 2008년 말에는 만기가 길수록 국채금리가 높아지는 '우상향(Upward-sloping) 기울기'를 보였으나 최근에는 만기와 무관하게 국채 수익률이 '평탄한(Flattening) 기울기'를 나타냈다.

보고서는 보험부채 증가에 따른 자산 확대 영향으로 보험사의 장기국채 수요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보험사의 전체 자산규모는 2008년 말 354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155조원으로 연평균 13% 가량 늘었다. 이 기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험사 총자산의 비율은 35.5%에서 64.8%로 2개 가까이 증가했다.

자산이 늘자 보험사들은 국채보유 규모를 2008년 말 80조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253조원으로 늘렸다. 같은 기간 GDP 대비 보험사 국채보유 비중은 7.3%에서 14.2%로 높아졌다.

보험사는 국채시장에서 국채보유 비중이 가장 큰 기관이다. 실제로 국채 투자자는 금융법인이 66.2%로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는 보험사가 국채보유 비중을 확대한 영향이 크다.



문제는 보험사들이 자산 증가에 따라 보험금 지급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채보유를 늘리면서 반대로 국채금리가 하락하게 되는 '금리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는 것이다. 이는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보고서는 "향후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K-ICS가 도입될 경우 국내 보험사, 특히 생명보험사의 '듀레이션 갭'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며 "K-ICS 도입으로 요구자본 산출 방식이 보험부채 실제 현금흐름의 만기확대, 시장금리에 기반을 둔 할인율 적용, 금리충격 시나리오 방식 도입 등으로 강화되는데 이는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저금리가 지속될 경우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보유한 보험계약자의 해약 유인을 제한해 해약률이 감소할 수 있는데 이는 듀레이션 갭을 추가적으로 확대시킬 수 있어 보험사는 저금리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보험사의 경우 현재의 금융환경에서 금리 딜레마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가 용이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한계점이 존재하지만 차선책으로 보장성보험 비중확대, 파생금융상품, 해외투자 또는 대체투자 등을 활용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보고서는 "파생상품, 해외투자, 대체투자 등은 보험사가 금리 딜레마에서 벗어나기 위한 차선책이 될 수 있다"며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국채투자 증가가 국채금리 하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K-ICS 연착륙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희주기자 hj89@metroseoul.co.kr
김희주 hj89@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