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에 울고웃는 자영업자] 자영업자 vs 배달대행
나유리 기자
2019년 01월 11일(금) 17:14
함박눈이 내린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부근 도로에서 한 배달 직원이 조심스럽게 오토바이를 운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로고 배달대행 건수 추이(단위:건)/바로

#.경기도 시흥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부부는 올해부터 배달비를 고객과 분담하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배달앱을 통해 주문이 들어오면 커피 등을 제조해 남편이 배달을 나가는 방식이었지만 주문이 늘면서 배달하는데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부는 아직까지도 고민이 깊다. 고객들이 최소 주문금액에 배달비까지 분담해야 하냐며 불만을 내비치고 있어서다.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시켜먹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배달대행 서비스도 증가하고 있다. 배달기사(라이더)를 통해 소비자 집에 음식을 직접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배달대행서비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주문이 많은 시간에 애용할 수 있어 편리하기만 했던 배달대행 서비스가 요즘 자영업자에게 애증의 존재로 전락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배달대행료와 배달비 분담을 꺼려하는 고객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자체 배달대행 서비스(배민라이더스)의 월 평균 주문량은 지난해 5월 기준 40만건으로 2016년에 비해 2배 정도 증가했다. O2O 배달대행 전문업체인 '바로고'의 거래액도 지난 2017년 기준 4500억원으로 라이더의 월 평균 배달대행 건수는 200만건을 기록했다. 지난 2016년 대비 73%나 급증한 셈이다. 배달대행업의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배달의 민족앱에 가입한 가게 중 한 곳이 배달료를 추가로 받고있다/나유리기자

배달대행 서비스가 확대된 이유는 정규직 배달기사를 직접 고용해 4대보험 의무 등을 지는 것보다 다소 비싸더라도 배달대행서비스를 이용하겠다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어서다. 특히 주문이 들어오지 않으면 별도의 임금을 주지 않아도 되고 배달 주문이 몰리는 시간에도 직고용과 비슷한 수준의 임금만 주면 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높아만 가는 배달대행료…
그러나 요즘 자영업자들은 배달대행 서비스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배달대행료가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르면서 자영업자에게 부담이다. 마포에서 치킨집을 하고 있는 자영업자 김 모씨(55)는 "배달대행을 부르면 가게근처 기준으로 1.5㎞에 4200원의 배달료가 붙는다"면서 "1.5㎞가 넘어가면 500원의 수수료가 추가로 붙고, 비나 눈이 오면 500원의 수수료가 따로 붙는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박 모씨(32)도 "매년 100원~300원씩 오르던 배달료가 벌써 3800원(1.5㎞)으로 뛰어 올랐다"고 말했다. 배달대행료는 지난 2016년 1.5㎞ 기준 3000원에서 2017년 3500원, 올해는 100원~300원이 올라 3800원을 기록했다. 반면 배달대행업체는 인건비 상승여파에 관리비도 상승하고 있어 수수료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배달대행업체를 선호하는 배달인력이 늘면서 직접 고용도 어려워졌다. 자영업자 입장에선 배달대행 서비스를 안쓸수도, 비용을 낮출 수도 없게 된 셈이다.


그렇다고 배달대행료를 소비자에게 전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배달비 분담을 꺼려하는 소비자의 불만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7일 기준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에 배달비나 최소 주문금액 해시태그를 검색해본 결과 배달비와 최소 주문금액 모두를 요구하는 업주들에 대한 불만들이 쏟아졌다. 박모씨는 "고객들 중에는 전화로 재료 뭐들어가냐고 묻다 마지막에 배달비가 추가된다고 하니 망설이다 끊은 경우도 있다"면서 "최소 주문금액이라는게 가게의 최소한의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만든 금액이기 때문에 배달대행료를 가게에서 다 부담하게 되면 가게는 남는 게 정말 없다"고 했다.

이성훈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배달앱 시장관련 세미나에서 "배달앱과 배달대행업 모두 자영업자의 돈과 노력으로 구축한 생태계 망을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사회적 기능 즉, 자영업자를 위한 공익적 기능을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나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