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개혁, 젊은 세대 대한 이해 노력·사각지대 해소 필요"
김희주 기자
2019년 01월 11일(금) 17:02
제4차 국민연금종합운용계획안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안 진단과 대안 토론회'에서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보건복지위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김희주 기자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국민연금 개편안으로 미래세대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젊은 세대에게 소득 재분배에 대해 충분한 이해와 함께 가입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안 진단과 대안 토론회'에서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정부가 발표한 국민연금 개편안은 2057년 적립기금 소진에 대한 대안이 전혀 없다"고 평가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14일 발표한 '제4차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안'에는 ▲현행 보험료율 9%·소득대체율 40% 유지(1안) ▲기초연금 30만→40만원 인상(2안) ▲보험료 12%↑·소득대체율 45%↑(3안) ▲보험료13%↑·소득대체율 50%↑(4안) 등 총 4가지 방안이 담겼다.

김 교수는 "2안은 기초연금에 대한 정부재정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적립기금을 증가시키고 고갈연도를 연장하는 3, 4안은 미래세대에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적립기금 고갈시 연금보험료는 부과방식 비용률로 전환되는데 2060년 부과방식 비용률은 26.8%, 2088년에는 28.8%로 상향된다. 3차 재정추계시 2060년은 24.1%, 2088년은 23.6%였던 것에 비하면 추정치가 증가했다. 특히 합계출산율을 반영하면 심각성은 더욱 높아진다. 2017년 출산율 1.05명으로 가정할 경우 보험료율은 2060년 29.3%, 2088년 37.7%로 높아져야 한다. 2080년을 기준으로 3안은 41.3%, 4안은 44.9%에 달한다.

김 교수는 "정부가 발표한 3, 4안으로 갈 경우 2060년에는 부과방식 비용률은 40%를 육박한다"며 "그럼에도 정부는 가능하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기초연금도 마찬가지다. 기초연금을 40만원으로 올리는 2안에 따르면 부과방식 비용률은 30% 정도로 올라가게 된다. 정부 예산은 2022년 40만원으로 인상 시 20조1000억원에서 26조8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한다. 김 교수는 저부담·고급여 구조 개선, 부과방식 전환, 기금 운용 수익률 증대, 공무원연금과의 형평성을 대안으로 꼽았다.

현행 국민연금의 세대별 수익비를 보면 전 세대, 소득계층의 수입비가 1.0을 초과한다. 이는 저부담·고급여 구조를 낳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 부양비율은 100%를 넘어섰다. 정부가 노인 1명에게 100만원을 보장한다고 하면 근로 세대의 월급에서 100만원 이상을 떼가야 한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인구가 끊임없이 팽창하면 가능하지만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젊은 세대는 사실 국민연금을 가입할 이유가 없다"며 "우리나라의 2050년대 인구부양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인 40% 수준에 달하는 만큼 부과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 가입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문현경 영국 요크대 박사는 "기초연금이 사실상 0층 연금, 국민연금이 1층 연금으로 기능하는 현 연금구조를 변경하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며 "재정안정화를 추구하는 방안으로 소득대체율의 삭감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1안과 2안은 장기 재정안정성 추구를 위한 대안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노후소득보장이라는 대안만 존재하기 때문에 진정한 개혁안으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장기 개정안정성은 외면한 채 개혁의 정치·사회적 수용성에 과도하게 초점을 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만약 더 내고 더 받는 정책대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된다면 영세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근로자, 저소득층을 위해 보험료 국고지원 확대를 꾀하고 기존 크레딧 제도를 확대해 가입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국민연금의 특징인 강제성, 세대 내 소득 재분배에 대해 젊은 세대에게 충분한 이해를 구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송보희 한국청년정책학회장은 "국민연금 기금 소진 이후 최소 24%에서 33.5%의 보험료 납부가 필요하다는데 이번 정부의 개편안에 기금 소진 이후의 대안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과연 청년과 미래세대들이 합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개편안인가"라고 반문했다.

송 회장에 따르면 국민연금연구원이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25년 동안 보험료를 냈을 경우 100만원을 넘긴 가입자는 250만원 소득자와 400만원 소득자에 불과했다. 이는 한 달에 100만원, 250만원, 400만원 소득자가 25년 동안 보험료를 냈을 경우 65세부터 20년 동안 받을 수 있는 국민연금수령액을 가정한 수치다.

송 회장은 "국민연금 개혁에 있어서 소득대체율 중심으로 논의되는 것은 옳지 않다. 국민은 되돌려 받을 수만 있다면 지지해줄 수 있을 것"이라며 "소득대체율 중심보다는 국민연금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가구에 집중해 노후 보장 안정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