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파업하고 있었어요?"…KB국민은행, 파업 불편 없어
배한님 기자
2019년 01월 11일(금) 16:57
8일 총 파업에 들어간 KB국민은행 마포구 마포역점./ 배한님 수습기자
정상업무 안내를 하는 KB국민은행 마포점./배한님 수습기자

"파업 중인 줄 몰랐는데요?."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KB국민은행 도화점을 방문한 20대의 조지완 씨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동행한 친구가 파업 안내문을 가리키자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조 씨는 "창구에서 입출금 업무를 봤는데 평소랑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이 지점은 파업으로 10개 창구 중 5개 창구만 정상 업무 중이었다. 국민은행 노조 총파업이 예고대로 진행됐지만 업무가 가장 바쁜 점심시간임에도 우려했던 '창구대란'은 없었다.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의 총파업이 진행된 8일 마포구 내 대부분 지점에서는 정상적으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었다. 창구 곳곳에 부재중 팻말이 걸려 있었지만 본사 파견 직원과 비노조직원 등이 손님을 응대했다. 거점 은행에서만 정상업무를 한다고 알려졌지만 현실은 달랐다. 점심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밀리거나 업무 불가로 불편함을 겪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점심시간이 한창인 12시 반에도 은행은 한산했다. 마포구 거점지점 6개 중 하나로 지정된 마포역점도 마찬가지였다.마포점을 찾은 60대의 권 모씨는 "평소 거래지점도 아닌데 통장업무 때문에 왔다"며 "돈 잘 갔는데?"라고 반문했다.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것.

적금 만기라서 돈을 찾으러 온 30대 초반 박 모씨도 정상적으로 은행 업무를 마쳤다. 박 씨는 "집이 근처여서 원래 거래하던 지점이다. 파업 사실도 몰랐다"고 했다. 대기 인원은 없었다. 지점 관계자는 "오늘 파업이 예고됐기 때문에 고객들이 미리 알고 오늘은 영업점을 많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도화점은 찾은 이정향 씨(60)는 "파업하는 건 알고 있었는데 물어 보는 거 대답 잘 해줬다"고 했다. 보이스피싱 문자인지를 물으러 왔는데 자세한 설명을 들어 이 씨는 불만 없다며 돌아갔다.
파업 내용을 알리는 KB국민은행 노조 안내문./ 배한님 수습기자

거점지점이 아니지만 '정상영업'을 한다고 붙인 곳도 있었다.
공덕역 인근에 위치한 마포점은 입구에 '1월 8일 KB국민은행 총파업이 진행 중이나 저희 지점은 정상적으로 영업 중입니다'라고 안내했다. 다른 영업점이 '파업으로 은행 업무처리 시간이 지연되거나 일부 업무가 제한될 수 있다'고 안내문을 붙인 것과 달랐다. 창구 9개 중 4개에 부재중 팻말이 걸려 있었지만 대기 인원이 2~3명에 불과해 큰 불편은 없었다. 이 지점에서 카드 발급 업무를 본 20대의 박 모씨는 "카드 발급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안내도 잘 해주셨다"고 했다.

급한 업무 때문에 발길을 돌리는 손님도 간혹 있었다. 도화점을 방문한 50대 이 모씨는 "외환 송금하러 왔는데 창구가 다 차서 기다릴 시간이 없어 그냥 나왔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의 이번 파업은 노사가 임금피크제 돌입 시기를 늦추는 것과 페이밴드(직급별 호봉 상한제) 폐지 등 핵심 사안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시작됐다. 국민은행이 파업하는 것은 지난 2000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 반대 파업 이후 19년 만이다.
배한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