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19년만에 총파업 현실화되나
안상미 기자
2019년 01월 07일(월) 13:54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KB국민은행 남대문지점에 오는 8일 국민은행 파업 가능성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뉴시스

KB국민은행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총파업이 현실화된다면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 이후 19년 만이다. 노조의 총파업 예고에 경영진은 총사퇴로 배수진을 쳤다. 노사가 아직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지만 양쪽 모두 대화의 여지는 남겨뒀다. 노조가 예정대로 총파업에 돌입한다면 피해는 고객들의 몫이다. 반면 구조조정 등 생존문제가 아닌 성과급이 이번 협상의 쟁점인 만큼 고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명분은 약한 상황이다.

6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 경영진은 오는 8일 파업으로 영업이 정상적으로 수행되지 못할 경우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부행장, 전무, 상무, 본부본부장, 지역영업그룹 대표 등 경영진 54명은 지난 4일 오후 허인 은행장에게 사직서를 일괄 제출해놓은 상태다. 이번 노사갈등의 쟁점은 성과급이다. 노조는 큰 틀에서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최우선 협상조건은 성과급 300%다. 사측은 과도한 요구라는 입장이다. 당초 성과급 지급 기준을 자기자본이익률(ROE)에 연동하자는 제안을 접고, 성과급을 일부 지급할 수 있다고 한 발 물러섰지만 여전히 노조의 요구와는 괴리가 크다.

국민은행 경영진 측은 "고객의 실망과 외면,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노조가 파업의 명분이 될 수 없는 과도한 요구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상식과 원칙을 훼손해가면서까지 노조의 반복적인 관행과 일방적인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며 총사퇴 방침을 밝혔다. 노조의 반발도 거세다. 노조 측은 입장문을 통해 "파업에 대해 경영진은 책임을 지는데 직원과 노조는 무책임하게 강행한다는 인식을 심는 책임 전가 행동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막판 협상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노사 모두 대화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며, 이미 고액연봉인 은행원들이 고객들을 볼모로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에 대한 세간의 시선도 곱지는 않은 상황이다. 지난 2017년 말 기준 국민은행 직원 평균 연봉은 9100만원으로 억대에 육박한다. 귀족노조라는 부정적인 여론이 팽배해진 것도 부담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경영진들이 총파업에 이르게 된 점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있으며, 고객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데 있어서는 노사의 뜻이 다를리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끝까지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주말인 6일도 국민은행 경영진과 노조 측이 협상을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협상이 파행으로 끝나면 노조는 7일 저녁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 집결해 파업 전야제를 연 뒤 8일 하루 동안 1차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안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