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에 울고 웃는 자영업자, 1만원 팔아 배달 수수료 1700원
나유리 기자
2019년 01월 07일(월) 13:53
온라인 배달업체 특징 비교/리서치랩:온라인 배달업체 이용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
'배달이요', '배달왔숑' 아파트 앞 즐비하게 서있는 상가 사이, 5평남짓 민모씨(40)의 카페가 있다. 민모씨의 하루는 휴대폰으로 울리는 배달앱 알림으로 시작한다. 직접 카페에 들러 커피를 사가는 고객은 하루 15명 내외. 카페의 매출은 주로 배달앱에서 나온다. 그러나 며칠 째 민모씨는 시무룩하다. 정부의 자영업자 대책에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건 없기 때문이다. 민모씨는 "자영업자를 위해 카드수수료 인하를 해준다 하더라도 배달앱 수수료는 그대로니, 나 같은 사람을 위한 지원대책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써본 사람은 없다' 바야흐로 배달앱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1인가구와 맞벌이 부부 증가로 식탁풍경이 바뀐데다, 스마트폰을 통한 음식주문도 편리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영업자는 늘어난 배달앱 이용자수와 매출액이 마냥 달갑지 않다. 매출상승이 곧 자영업자들의 수수료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국내 배달앱 시장 현황/공정거래위원회.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6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관련업계 따르면 따르면 국내 배달앱 이용자수는 지난 2013년 87만명에서 올해 2500만명으로 5년만에 2773% 급증했다. 거래규모는 2013년 3347억원에서 현재 3조원으로 796% 커져 5년새 10배가량 성장했다. 15조원규모의 전체 음식배달시장의 20~30%를 차지하는 셈이다.

배달앱 시장의 성장은 곧 자영업자의 매출로도 이어졌다. 지난 31일 소상공인연합회가 발표한 '온라인 배달업체 이용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배달앱 이용음식점 업주 1000명 가운데 46.2%가 배달앱 이용 후 순이익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61.7%는 배달앱을 잉용하면서 주문량이 늘었고, 57.6%는 매출액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늘어나는 매출에도 자영업자의 시름은 더하고 있는 상태다. 배달앱에 의존하면 할수록 늘어나는 주문수만큼 수수료부담이 커져서다.

◆배달앱 이용 수수료
배달앱을 이용하는 자영업자의 가장 큰 부담은 외부결제수수료와 광고비다. 매출의 최고 15.5%를 음식점과 소비자간 배달은 중개한 배달앱이 통행세 개념으로 가져가고 있어서다.

중개수수료는 배달앱 마다 다르다. 시장점유율 1위 배달앱인 배달의 민족은 가맹점주로부터 건당 외부결제 수수료 3.3%를 책정하고 기본광고비로 월 8만원을 받고 있다. 별도의 중개수수료는 없다. 반면 요기요는 주문한 건당 중개수수료 12.5%에 외부 결제수수료 3%를 더해 총 수수료는 15.5%를 받는다. 부가세까지 더하면 17.05%다. 배달통은 건당 중개수수료2.5%와 외부 결제수수료 3%를 책정하고 기본 광고비로 3~7만원을 받고 있다. 3대 배달앱의 총 수수료는 각각 3.3%, 16.46%, 6.6% 수준으로 1만원 매출에 최대 1700원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특히 자영업자는 배달앱에서 소비자 편의와 수익구조 확보를 위해 마련한 '즉시결제(바로결제)'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즉시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면 배달앱에 외부결제 수수료 3.3%를 내야한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자영업자를 위한 카드수수료 인하방안을 마련했음에도 배달앱에 의존하고 있는 자영업자가 혜택을 못 받는 이유다.

자영업자 민모씨는 "배달앱을 통한 즉시 결제가 편리하기 때문에 대부분 즉시결제로 주문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요즘은 즉시결제나, 수수료가 높은 업체를 통해 주문이 들어오면 달갑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배달앱 서비스 이용비용이 부담스러워도 손님 한 명이 아쉬운 상황이어서 배달앱을 무작정 외면하긴 힘들다"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배달앱 업체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배달의 민족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에 입점한 업체의 70%는 브랜드가 없는 자영업자들"이라며 "우리는 기존에 낭비되어왔던 비효율적인 전단지 광고비를 낮춰 실질적인 수익을 높이는 의미 있는 시도를 하는 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정부제도의 법률적 정비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성훈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자영업자는 기존 오프라인 광고와 판촉 비용에 배달앱 비용이 추가되면서 자영업자의 비용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합리적 수수료로 건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