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의 역습, 오랜 저금리로 경제에 버블만 남아
손엄지 기자
2019년 01월 07일(월) 13:53
/네이버 증권 캡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글로벌 부동산 버블 위험 진단 및 영향 분석' 보고서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성장했던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과거 버블경제 때보다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음을 우려한다. 여전히 정책금리가 낮은 수준인데다 통화정책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위기 시 리스크 관리가 힘들 수 있어서다.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버블경제가 '경착륙'될 경우 한국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저금리의 역습이 시작됐다.

올해 정부가 예상하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2.7%다. 한국은행은 2.7%, 국제통화기금(IMF)은 2.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8%로 예상하는데 이는 세계 평균 전망치(3.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 다른 국가들보다 더 빠르게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상태다. 그렇다고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 경제전망도 그리 밝지않다. OECD의 복합경기선행지수(CU)를 보면 이들 국가는 지난 해 4분기 이후 줄곧 100을 밑돌고 있다. 해당 지수가 100 이하로 내려간 것은 경기 침체 상태라는 뜻이다.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성장했던 세계 경기가 침체국면에 진입했다. 이에따라 세계 경제학자들은 위기 이후에 찾아오는 또 다른 충격인 '애프터 쇼크(After shock)'를 우려하고 있다. 버블 경제의 리스크는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한국의 위기는 '부동산'에서 터질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기조 속 가계는 무리하게 돈을 빌려 집을 샀고, 그 기간 부동산 가격은 계속해서 높아져갔다. 세계 주요도시의 소득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을 보면 한국의 서울은 11.2배로 미국 LA, 영국 런던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금리가 오르면 자산 가격을 떠받쳐왔던 유동성이 사라진다. 이렇게되면 주택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빚을 내 집을 산' 서민들의 부채부담은 갈 수록 커질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주요 은행들의 변동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결정짓는 주요 지표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는 지난 11월 말 신규취급액 기준 1.96%로 2015년 2월(2.03%)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잔액 기준 역시 1.95%로 2015년 9월(1.98%) 이후 3년 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픽스가 오르면서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도 일제히 오름세다. KB국민은행·농협은행·KEB하나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코픽스 신규 기준)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2.9%~4.68% 수준에 다달았다. 시장에서는 연내 주담대 최고 금리가 5%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0%포인트 오르면 '고위험 가구' 비율이 전체 부채 가구의 3.1%(34만6000가구)에서 3.5%로 0.4%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험 가구는 소득의 40% 이상을 빚 갚는 데 쓰고 부동산 등 자산을 모두 팔아도 빚을 상환할 수 없는 가구를 말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글로벌 부동산 버블 위험 진단 및 영향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버블이 심각한 금융위기를 야기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실제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이유도 저금리 기조속 풍부한 유동성으로 급등한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붕괴되면서 시작됐다. KIEP는 버블 위험의 경착륙이 현실화한다면 한국 경제는 실물경제 부진이 오래갈 위험이 크다고 봤다.

한 경제 전문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통화정책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인데다 정책금리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서 경제 침체 시그널이 나오고 있다. 만약 버블경제가 빠르게 붕괴되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는 경제 부응을 위해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다"면서 "이렇게 되면 과거보다 더 큰 경제위기가 올 수 있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