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동력 식는다…성장률 더디고 물가는 오르고
김희주 기자
2018년 12월 05일(수) 09:28
/유토이미지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은 0.6%로 2분기 연속 0%대에 머물렀다. 남은 4분기에는 0.84~1.21% 성장해야 한국은행이 목표한 2.7% 달성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투자와 소비가 모두 부진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물가는 계속 오르고 소비자심리지수(CCSI),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 경제 심리지표는 하락하고 있어 사실상 경제 동력이 식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8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3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400조1978억원(계절조정계열)으로 전분기보다 0.6% 성장했다. 지난 10월 발표된 속보치와 같았다. 성장률을 분기별로 보면 경제 성장세는 더디기만 하다.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성장률(-0.2%)을 기록한 이후 올해 1분기 1.0%로 증가했으나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0.6%로 내려앉으며 0%대 성장이 고착화돼 가는 모양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2.0%)로는 9년 만에 가장 낮았다.

한은이 목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2.7%를 달성하려면 4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0.84~1.21% 성장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4분기 성적표는 2, 3분기보다는 더 좋아야 전망치 달성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한은은 2.7% 달성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 7~8월 폭염과 6월 지방선거로 미뤄진 재정 지출이 4분기에는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서다. 정부의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유류세 인하 정책 등 내수활성화정책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한은 관계자는 "하방리스크가 있기는 하지만 상방 요인도 많이 있다"며 "정부 지출이 다시 늘어나고 유류세 인하, 입국자수 증가 등의 긍정적 요인을 감안하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은은 2.7% 성장률에 대해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이라고 판단했다. 한은은 2016~2020년 중 잠재성장률을 2.8~2.9%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투자는 부진하고 소비심리는 얼어붙은 상황에서 물가마저 오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미·중 무역분쟁, 고용부진 등도 하방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을 지출항목별로 속보치와 비교하면 설비투자가 0.3%포인트 개선됐으나 건설투자와 민간소비는 각각 0.3%포인트, 0.1%포인트 하향조정됐다. 건설·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 2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실질적인 구매력도 줄었다. 3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계절조정기준)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했다. 2009년 1분기(-3.1%) 이후 거의 10년 만의 감소세다. GNI는 한 나라 국민이 일정 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 소득 등을 합친 것으로 국민들의 구매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소비심리는 2개월 연속 악화됐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0(기준치 100)으로 작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 10월 99.5에 이어 두 달 연속 기준치 100 아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긍정적으로 보는 소비자보다 많아졌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제조업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기준치 100 이하인 73을 기록했다.

여기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두 달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가 2개월 이상 연속 2%대 오름세를 나타낸 것은 지난해 7~9월 2%대 상승을 보인 이후 14개월 만이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도 지난해보다 2.1% 상승했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도 경기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한은은 지난달 30일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통상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시장금리가 올라가고 이는 가계대출과 기업 자금조달 금리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즉 가계소비와 투자의 부진으로 이어져 경세성장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 수출 등의 지표는 견조한 흐름이지만 투자, 고용, 분배지표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민생경제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소비자심리지수, 기업경기실사지수와 같이 우리 경제의 내일을 내다보는 경제심리지표 하락에 더 큰 염려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희주 기자